톰보이

쇳밥일지

방만의 대가 2022. 10. 11. 12:23

단숨에 읽었다. 진한 삶, 노동이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 어디가 옳고 어디가 그른가 하는 생각은 추후 독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책의 내용은 한 청년이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어떻게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었고, 어떻게 용접기술을 습득해 밥벌이를 하고 있으며, 치열한 노동의 현장과 그 뒤의 제도는 어떤 기회와 어떤 허점이 있는가를 보여준다. 청년의 고단한 삶인데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가 객관적이고, 진취적이고 치열해서 고단함은 드러나지 않는다. 부족한 사회제도가 삶을 고단하게 하더라도 그것조차 치열하게 고쳐나가고자 한다. 그것을 위해 청년은 용접기를 잠시 놓고 펜을 잡는다.

이 책 앞에서는 그 어떤 소설도 사치로 느껴진다. 감성을 배제한 글이 이렇게 멋질(?) 수 있구나,라고 느꼈는데 '멋지다'는 표현은 잘 못된 표현이다. 먹고 사는 문제는 멋짐의 문제가 아니다. 게으르고 나태한 삶의 껍데기가 부끄러워지는 글이었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종일 이어지는 노동은 쉴 틈이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으로 지친 육체를 끌고 집으로 돌아와 틈틈이 독서를 하는 청년의 삶이 너무나도 다부졌고, 그게 다 삶의 힘과 뼈대가 되어 그는 이제 노동현장의 모습과 상황을 알리는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한다. 치열한 삶에 대한 노력에 고개가 숙여진다.

천현우산문 청년공펜을들다 문학동네 책 독서 노동 책 북 산문

[2022년 125번]
📚쇳밥일지

📒 몇 년 전 스타강사의 발언이 이슈 된 적 있다.

📒"7등급 나왔다는 건 공부를 안 한 거다. 그렇게 할 거면 '지이잉' 용접 배워서 호주 가야 한다. 돈 많이 준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분들, 특히 막노동이라 불리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삶을 돌아보면 직업의 귀천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배운 것 없고 기술이 없어 힘들고 더럽고 고생만 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교육자라는 사람들이 비하발언을 서슴없이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직도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려면 멀었다는 것을 느낀다.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한 부모의 자식으로서, 남성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추천한다. 특히 실업계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쇳밥 일지』는 술 마시고 때리는 친부모들에게서 달아난 흑수저 작가님이 우리나라에서 돈 없고 배우지 못하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현실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왜 어른들이 어려서부터 공부하라고 하는지도 충분히 공감된다. 특히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를 현실성 있게 표현하고 있어 청소년이라면 작가님의 삶을 들여다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쇳밥 일지』를 추천한다.

​📒『쇳밥 일지』는 용접공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일생을 이야기한다. 어릴 때 사기를 당한 부모님을 따라 마산으로 도망간 천현우 작가님. 사이가 좋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자라며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던 작가님은 엄마, 아빠가 아닌 한때 아빠의 내연녀였던 심여사 밑에서 성장한다.(심여사님은 작가님의 친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라고 부르는 존재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작가님은 사회에서도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서툴렀고, 아는 것도 없고 기술도 없다 보니 최저시급 일자리를 전전하며 겨우 먹고살다가 우연히 포터 아저씨를 알게 되면서 용접 세계에 입문한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직업훈련에 참여하고 용접 자격증을 취득한다. 하지만 용접 기술을 가지고도 현실의 상황은 그리 밝지 않았다. 국가에서 한 주 68시간을 넘어 일하지만 최저시급의 둘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월급이 200만 원이 못되게 받았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도 최저시급의 둘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작가님의 20대 초반의 삶은 우울 그 자체다.

​📒『쇳밥 일지』를 굉장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용접공분들의 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플랜트 회사에서 기계 감독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고 있다. 공장의 기계설비가 가동될 수 있도록 기계와 각종 부품을 연결하는 공사를 감독하는 일인데, 기계설비 연결에 자주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용접이다. 용접을 위하여 용접사와 용접 품질을 관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장의 용접사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많았고, 그때 들었던 이야기를 통해 용접사분들의 삶을 어림잡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접사 연봉을 처음 들었을 때 충격이었다. 대기업에 다니는 나보다 훨~신 높은 연봉에 회사를 그만두고 용접을 배웠어야는 데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리고 우연찮게 월급 명세서를 볼 수 있었는데, 한 달에 800만 원 정도 버스는 분도 있었다.(한 달 800만 원은 매월 버는 것이 아니라 SD(Show Down) 공사가 있었던 달만 그렇게 받았다). 용접사분들의 삶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한 달 200만 원 벌이의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근무했던 곳이 아주 특수한 곳이었구나 싶다.

​📒『쇳밥 일지』는 단순하게 용접공이 용접을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쇳밥 일지』의 천현우 작가님은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노동 현실에 대하여 고발한다. 국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그 정책의 혜택을 받는 사람은 얼마 없다는 것도 고발하고…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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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천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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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는 현장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르포’이면서, 작가 개인의 쓰라린 인생사를 덤덤하게 담아낸 ‘에세이’이다. 거친 느낌의 문장들이 많아서 어쩌면 ‘투박’하다고도 느낄 수 있지만, 이 책만큼은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거칠고 투박하기 때문에 읽는 독자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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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모르면서 노동자 후려치려고 헛소리하는 인간들이 좀 있어요. 돈 잘 버는 정규직은 귀족 노조라고 욕하고, 돈 못 버는 비정규직은 공부 못해서 그 꼴 났대요. 그런 인간들 입에 재갈을 물려주고 싶어요. 제 현장 경험과 회사의 데이터로 논리를 만들어서 개망신을 주고 싶어요.” (2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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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감생심 살면서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을 정도로 처절하고 괴로운 삶을 천현우 작가님은 버텨내셨다. 감히 그 무거운 삶을 누추한 이 글에 요약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부분을 따로 적진 않을 것이지만, 작가님이 삶에서 마주한 현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너무도 가혹하고 거대한 벽과도 같았다는 것만 말하고 싶다. 절대 넘을 수 없는 높이와 두께를 가진, 참으로 부조리한 벽. 그럼에도 그 벽에 조금의 흠집과 균열을 내기 위해, 현장 노동의 비참한 현실을 이 사회에 알리기 위해 작가님은 이 책을 쓰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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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십대 중반인 나는 온실 속 화초처럼 평화롭게 자라 사회생활을 경험해보지 못하였다. 때문에 작가님이 그려내신 이 현실에 대해 ‘공감’한다기보다는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았다. 마치 이런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는 교훈을 듣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뼈저리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무거운 마음을 지니게 된 부분도 있었다. 바로 학벌에 관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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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의 입은 말하지 않았지만 눈이 떠들고 있었다. 대학 안 가는 건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고졸’이란 딱지는 수갑이며 죄수복이자 족쇄나 다름없다고. (중략) 대학을 강요하는 세상이 못마땅했다.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사람 착하고 몸 건강하며 상식 있는 것만으론 부족한 걸까. (18-19p)
🗣 학벌을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면 거짓말. 수능도 안 봤지만 대학 순위표는 머릿속에 줄곧 각인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명문대란 만병통치약 같아서 어딜 가나 약발이 들었다. (중략) 대체 그놈의 학벌이 뭐라고 사람들을 줄 세우고 급을 나누게 만드는 걸까? (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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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특히 수능을 준비하던 3학년 때는 너무나 만연하고도 견고한 한국의 학력주의를 아주 많이 원망했고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 또한 학벌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보는 색안경을 끼고 있었다는 걸 위의 문장들을 보며 깨달았다. ‘대학 순위표’를 ‘머릿속에 줄곧 각인’해둔 채 더 높은 대학에 합격하고자 노력하였고, ‘대학을 안 가는 건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학벌주의를 원망했으면서도 그런 학벌주의를 따르고 있던 모순적인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겸연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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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중에 직장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미래의 나는 아마도 현장 노동의 현실을 모른 채 살아가지 않았을까. 그저 위로만 올라가려는 ‘화이트칼라’가 되어 ‘블루칼라’들을 무시하지는 않을까 싶어 무섭기도 했다. 그러므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물론 읽다보면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몰랐을, 하지만 이 사회에선 아주 중요한 부분을 알게 해주기 때문에라도 꼭 읽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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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현우야. 우리 없으면 누가 다리 만들어주냐? 우린 뿐만 아냐. 청소부, 간호사, 택배, 배달, 노가다, 이런 사람들 하루라도 일 안 하면 난리 나. 저기 서울대 나온 새끼들이 뭐하는 줄 알어? 서류 존나 어렵게 꼬아놓고, 돈으로 돈 따먹기만 하고, 땅덩어리로 장난질이나 치지. 그런 새끼들보다 우리가 훨씬 대단한거야. 기죽지 마.” (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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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독서 독후감 독서기록 천현우 문학동네 북클럽문학동네 에세이 르포 현장노동자 용접 베스트셀러 종이책 북 책📚 독서

📖 2022년 55번째 책
✏️ 제목 :
✏️ 작가 : 천현우
✏️ 출판사 : 문학동네
✏️ 장르 : 에세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이 사회의 어디에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구석이 없다는 점이다. 첫번째 직장이었던 회사에서 워낙 짜치는 일도 많이 해서 이제는 식당에 붙은 메뉴 사진을 봐도, 길거리에 걸린 현수막을 봐도 ‘다 저걸 기획하고 촬영한 사람이 있겠지, 저것도 수많은 이들의 컨펌을 거쳤겠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사회 어디에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쉽게 지나쳤던 것 중 하나는 바로 ‘용접’이다.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에도, 버스에도, 엘리베이터와 에스칼레이터에도 용접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는데 용접의 세계를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떠올리지 못했다.

쇳밥일지는 글쓰는 청년 용접공 천현우의 에세이다. 공고 출신인 그가 대한민국에서 현장 기술자로 먹고 사는 삶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낸다.

1.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 중 하나는 ‘왜 기술을 가졌는데도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까?’였다. 친구들이랑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역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해’일 정도로 기술은 특별한 대우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대기업 정규직이 아닌, 지방 출신의 중소기업 소속 청년은 아무리 기술이 있어도 최소한의 대우를 받기 어려워보였다. 기술을 가졌어도 대기업 소속이냐 아니냐, 정규직이냐 아니냐에 따라 또다시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대기업 정규직이 되지 못한 것이 단순히 그들의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개개인의 출발선은 모두 다르니까. 누구는 죽도록 노력해도 안될 수도 있는 것이다.

2.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또 다른 포인트는 청년이 말하는 청년의 이야기였다는 점. 청춘이라는 것은극단적으로 아름답게, 혹은 극단적으로 고통스럽게 대상화되기 쉽기에 청춘 나름의 희노애락을 고루 다룬 이런 이야기가 특히 반가웠다.

여담이지만 되도 않는 MZ세대라는 말… 제발 그만 좀 썼으면 좋겠다. Z세대의 표상인 이영지와 장원영이 말했다. 대체 Z세대가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나도 그들의 말에 완전 공감. 일명 ‘X세대’라는 것에 속한 이들이 나이만 비슷할 뿐 모두 다른 개인이듯, MZ세대도 마찬가지다. 청춘 각각의 고유 서사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리는 이런 평면적인 용어, 난 반댈세.

3.
나만의 고유한 이야기가 있어야겠다. 세상을 살면서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데려다줄 것은 좋은 대학 졸업장도, 대기업도 아닌 나만의 고유한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가 ‘글 쓰는 용접공’이라는 본인만의 서사를 통해 본인조차 전혀 상상하지 못한 미래를 마주하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과 관계맺기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첫 직장에서의 경험이 자주 떠올랐다. 상시 야근에 철야는 기본이었고, 그에 대한 수당도 당연히 받지 못했다. 주말 근무를 한 적도 종종 있고, 그에 따른 수당이나 대체휴일도 당연히 없었다.

나와 동료들을 회사의 부속품 정도로 여기는 듯한 발언도 대표에게서 (심지어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이렉트로 들었고, 그 대표는 나에게서 최대의 업무 효율을 뽑아낸다는 명목으로 다른 동료와 비교하며 ‘그 친구에 비하면 너의 학벌은 좋지 않으나 내가 널 뽑은 건 열정 넘쳐보였기 때문이다’ 식의 발언도 했다. 마찬가지로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있는 공식석상에서. (그 대표는 지가 학벌 콤플렉스가 있어서 학벌 얘기를 자주 들먹였다ㅋ)

첫사랑이 기억에 오래 남듯이, 첫 직장에서의 그러한 경험들은 마치 인두로 새겨진 듯 오래 저렸다. 이 사회에서 청년의 젊음을, 열정을 저당잡히기 얼마나 쉬운지 그때 확실히 느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청년이, 내가 직접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청년의 이야기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 청년이기에.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공정하다는착각

자기전_한줄

천현우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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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강요하는 세상이 못마땅했다.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사람 착하고 몸 건강하며 상식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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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내가 의식하는 모든 것들이 우연이고 행운이며 이를 소중하다고 여길 때 비로소 내 삶의 주체가 오롯하게 나가 되고, 그때가 되면 반드시 행복은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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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성장기이자 노동자의 살아있는 이야기.
그와 같이 일을 했던 어르신이 작가에게 "쇳밥 얘기를 먹물들이 알아먹게 쓸 수 있다"고 격려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책의 진수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다.

재미있는 비유도 많고 가독성이 좋아서 잘 모르는 세계의 이야기라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 그의 놀라운 이야기속으로 누구라도 초대되길!!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사람.

독서 책 독서일기 책리뷰 책기록
북 책추천

몸이 쑤셔서 택시로 출근했습니다.
어제 주방에 있던 스테인레스 작업대를 빼냈거든요.
나보다 무거운 쇳덩어리를 계속 들고 밀고 돌리고 했더니 체력 방전. 너무 커서 불가능해 보였던 작업을 과거 공돌이력을 발휘하여 출입문까지 가져왔으나, 출입문보다 커서 결국 고물상 사장님이 다리를 절단해서 가져갔습니다. 고철을 판 것도 난데 오히려 내가 돈을 냈습니다. 책도 100여 권 버렸습니다.
수년간 기름때로 얼룩져있던 바닥도 다 닦아냈고
책상과 1인 소파들이 들어올 거예요. 콤퓨타랑 프린터기는 아직...

그래서 오늘은 올해 나온 철 3종 경기x 책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이 책들은 저를 과거로 데려가 그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해준 책이며 공단의 쇠와 절삭유 냄새들과 공단 내에 식당 음식 맛이 그리워지는 책입니다.
쇳밥 일지는 작가의 노동 경험으로 쓴 책이라 많은 분께 추천하고 싶은데 지금까지 아무도 찾지 않더라고요. ㅎㅎ

서점 인천서점 동네서점 문학서점 제철동사람들 어딘가에는도심속철공소가있다

쇳밥일지. 청년공. 천현우

P.168
만사 포기하고 사는 게 얼마나 편안한데,
뭐라도 될 것 같은 희망을 품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든데,
또 그런 삶을 살아보라니.

P.263
둘 다 결국 타인과 비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하잖아요.
비교는 위안거리까진 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행복까지 닿을 순 없어요.
행복은 우선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싹이 트지 않거든요.

P.273
여러분, 냉소하지 맙시다.
자신과 , 동료들과 일,
오늘과 내일을 진심으로 사랑합시다.
내 주변의 내가 의식한 모든 것들이
우연이고 행운이며 이를 소중하다고 여길 때,
비로소 내 삶의 주체가 오롯하게 나가 되고,
그때가 되면 반드시 행복은 따라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마이클샌델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이 떠올랐다.

어떤게 공정한지? 출발점이 틀린데...

그런데 청년공 천현우 저자는
냉소하지 말자 라고 맺는다.

자기자신을 냉소하지 않고
주변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청년공
천현우산문

지금, 바라봄


천현우작가
문학동네

👩🏻
쇳밥 일지는 그동안 어느 매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책 읽는 습관을 가진 청년공이 펜을 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작가님 덕분에 저는 대구에서 자신이 지켜온 회사가 부도 난 후 포항으로 이사와서 용접 일과 배관 일을 배우게 되신 내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에 이 좁은 직장으로 가면 모든 걸 다 얻습니다. 연공급제 방어를 받아가면서 고용 안정을 누릴 수 있어요. 그런데 하청업체로 떨어지면 모든 걸 다 잃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룰에 안 매달리는 게 이상한 겁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천현우'-

👩🏻
이 책을 읽으면서 며칠을 고민했어요. 어떻게 리뷰를 쓸까?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내가 다르게 전달이 될까봐서 조심스러웠습니다.

공장에서 열두 시간을 보내면서도 힘들다는 표현 대신 청춘을 가두어 두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글 이면에는 교육과 노동, 빈곤층에 대한 우리 사회 문제점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입니다.

'일기가 개인의 역사'라면 쇳밥일지는 청년공 천현우의 세계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역사였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경쟁의 절벽에서 떨어질 수 있는 삶을 산다는 말씀, 누군가를 떨어뜨리는 삶이 아닌 손잡고 나아가는 세상을 모두가 바랄 때 바로소 세상은 바뀐다는 말씀에 손을 내밀어 봅니다.

여기 있습니다.
여기 잇습니다.

쇠도. 글도. 삶도.
그 세계의 삶에 독자가 있고, 잇습니다.

📖
"냉소는 인간의 가장 나쁜 감정입니다. 분노나 증오마저 마음먹기 따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냉소는 그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 뿐이에요. 대상을 이해할 생각도 없고 공감하지도 못하니 무슨 발전이 가능하겠습니까. 냉소란 마음의 비만하고 같아서 떨쳐내는 방법은 단순하지만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다이어트하기 위해선 먹는 걸 줄이고 몸을 계속 움직이잖아요? 냉소하지 않는 방법도 똑같습니다. 남이 떠먹여주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받아먹지 않아야 합니다."
P272

덧,
우리를 옭아매왔던 편견과 오해 그리고 현실과 진실 사이에서 오가는 지유이자 비범한 사람의 삶이었습니다.

꼭 읽어보세요.

強推 ✔️

쇳밥일지
-청년공, 펜을 들다

천현우 산문
문학동네

가난과 고난의 연속된 삶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용접공과 글쓰는 작가로 잘 이겨낸 고통의 일지 같다.

무능력하고 문란한 아버지와 구타를 일삼는 엄마를 벗어나 한때 계모인 심여사와 빚더미로 살아가면서 공부하고 기술 익히고 글을 써온 청년공 천현우의 삶에 울먹울먹해졌다. 요즘에도 이렇게 어렵게 큰 사람이 있었다니.

삶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는 곰탕맛처럼 진국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도 음식처럼 각자 다른 맛의 풍미를 내고 있었다. 그의 피, 땀, 눈물로 범벅된 인생이 빛을 얻어가기를 ....

독서, 독서, , 천현우

.
삶이 팔딱거린다. 쉴새도 없이 힘차게 몰아치는 여정을 따라다니다보면 잠시 호흡을 멈춰야 한다. 순간순간 몰아치는 생의 이야기는 예상할 수 없는 길로 갔다가 막다른 길에 부딪히고, 또 틈을 찾아 움직이다 주저앉는다.

친모에게 당한 학대에서 주저 앉았고, 마음으로 키운 심여사가 그를 품었을 때 눈물이 울컥 쏟아졌다. 그는 놓여진 생 앞에서 쉴새없이 좌절하고 고통에 부딪혔지만 틈새를 찾아 겨우겨우 다시 시작했다.

대학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남은 꿈과 기대는 무엇이었을까. 학교를 나와 현장의 부당함을 온몸으로 경험하고도, 다른 대안과 길이 없어 다시 돌아가고, 다시 같은 일을 겪어도 맷집과 인내로 이겨내야 하는 삶은 무엇일까. 상상으로 가늠하기 어려운 삶이 글로 쓰여 퍼져 나간다.

젠체하는 말도, 허세도 없다. 자기의 언어로 자신의 경험을 투명하게 써내려간 글은 힘이 세도 너무 세다. 관조나 순응이 아니다. 지긋지긋하지만 싸워보려 했고, 포기하려고도 했던 청년의 이야기다.

그가 무너져 내릴 아슬아슬하고도 위험한 때에 심여사가 있어, 포터 아저씨가 있어, 은주라는 친구가 있어, 설렘을 주었던 초원 씨가 있어 버틸 힘을 얻고, 기운을 내보았던 순간들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불꽃튀는 용접으로 쇠를 붙이고 이어 나갈 때마다 그의 삶에도 불꽃 튀는 일들이 일어난다. 예상치 못했던 여정 뒤에 바뀐 삶을 마주하는 그를 보면서 자주 가슴을 쓸어내렸다. 온몸으로 밀어내 버틴 삶과 그 모든 것을 온몸으로 기록해낸 사람. 그가 흩뿌린 쇳밥이 씨앗이 되어 어딘가에서 움트고 있다고 믿는다.

내 세상은 너무 좁고, 누군가의 세상은 넓고도 귀하다. 세상에 몰라도 괜찮을 삶이란 게 있을까? 세상은 누군가의 용기로 바뀐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내 세상의 색은 또 다른 색으로 바뀐다.

쇳밥일지를 읽은 오늘과 읽지 않았던 어제는 다르다. 내 세상도 그 덕분에 한뼘 넓어졌다.

📚쇳밥일지 | 천현우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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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한 입시 강사가 용접공 비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부글부글 끓기에 동영상을 보았다. 특별할 건 없었다. 신상을 찾아봐도 역시 특별한 건 없었다. 명문대, 번듯한 차림새, 이른 나이에 스타 강사. 타인의 삶을 이해하지 않아도 전혀 불편할 게 없는 이력이다. 곁눈질할 필요 없이 오로지 자기 삶만 일직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분은 사교육계에 종사한다. 사교육의 본질은 보험과도 같다. 최악의 상황에 대한 공포심을 유발해야 시장이 커진다. 여기서 최악의 상황이란 성적경쟁에서 뒤처짐을 의미한다. 경쟁에서 지면 용접공 같은 패배자가 된다. 강사 개인 역시 그런 사교육을 받아왔을 터이고, 그걸 그대로 가르쳤다. 그렇게 해서 자신은 성공한 인생에 안착했으니까, 스스로 한 말의 문제점을 전혀 모르는게 당연하다. 그 발언 속에 담긴 우월감이 아닌 대학 서열화와 성적 경쟁의 부작용이었다. 나는 강사 개인이 아니라, 개인을 빌려 튀어나온 세상의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교육과 대학 서열화는 결국 인간의 욕망과 그 욕망의 소산물인 돈이 만들어낸 결과물. 평등과 이해는 돈이 되지 않는다. 돈이 안 되니 가르치지 않는다. 학생들은 자연히 자신의 욕망 외 다른 가치를 모른 채 어른이 된다. 현대 대한민국 사회는 이런 악순환의 굴레 속에서 만들어졌다. 이 강사 같은 이들은 삶에 순위를 매겨 성공과 실패를 규정하고, 실패한 이들에게 냉소를 퍼부어왔다. 공부 안한 너희들이 잘못했어.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하는 건 당연한 거야. 열심히 살아온 자신은 응당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배워왔을 터.

페터비에리 의 삶의격 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을 매번 이해하고 인과관계에 관해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다. 존엄성에 대한 경험에 담긴 직관적 내용을 끝까지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12쪽)

그러므로 천현우 의 산문 는, 작가가 이루어낸 존엄에 대한 이야기인 셈입니다. 최저시급으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 일기와 소설쓰기를 그만두지 않았던 그의 노력은,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났던 고단한 일들을, 과장되지 않은 문체로 기록해낸 글에서, "맨눈으론 못 보던 빛 안쪽"을 본 것처럼 잠시 뜨거워졌습니다.

____ 264쪽.
"용접면 처음 써보니까 진짜 아무것도 안 보여요. 과장 안 하고 눈 감은 거보다 더 어두워요. 햇빛도 달빛보다 어둡게 보일 정도니까요. 그 상태로 눈앞에서 용접이 시작되면 맨눈으론 못 보던 빛 안쪽이 보입니다. 주홍빛 쇳물이 8자를 그리는 손놀림에 맞춰서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옮겨갑니다. '용접'. 녹여서 붙인다는 뜻처럼 용접봉이 지난 곳은 열이 식으면서 철과 철 사이가 메꾸어집니다."

기록이란 좌절이나 절망과 같은 고통의 열기가 지나간 후, 삶과 나를 메꾸어나가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용접'이 금속판 위에 그린 그림처럼 눈으로 봤을 때 예쁜 것이라면, '좋은 기록'이란 냉소하지 않고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계속해서 써나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 천현우의 기록은, 포터 아저씨의 말처럼 "쇳밥 얘기를 먹물이 알아먹게" 쓰고 있으므로, 더욱 귀하게 여겨집니다.

____ 246쪽.
"우리가 공장 바닥 전전하며 보낸 이십대는 그저 통장에 찍힌 얄팍한 숫자 따위가 대표할 수 없다. 사회에서 '못 배운 놈년들'로 통칭당하며 냉소와 조소의 대상이 되었던 우리는, 자존감을 찌그러뜨리려는 온갖 압력에 저항한 결과, 삶의 형태에 고하 따윈 없다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 헤어지는 길에 은주와 나는 약속했다. 우리의 삼십대는 결코 불행으로 끝마치지 말자고. 다시 만났을 땐 집, 차, 돈, 주식 따위 얘기밖에 남지 않은 멋없는 마흔 살이 되지 말자고."

아침 저녁의 선선한 바람으로 여름이 조금씩 희석되고 있고 있어요. 손님들의 옷차림도 부쩍 가을빛이 나고요. 그럼에도 낮에는 여전히 햇볕이 뜨겁습니다. 뜨거운 햇볕이 눈부시다는 생각, 어쩐지 조금 더 만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쇳밥일지 때문이겠지요.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경험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인한 열기가 조금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꿀꿀할땐 책과 달달한게 최고지. 암~

천현우 북 책 카페

새로 산 책.

📚 쇳밥일지 (천현우, 문학동네, 2022.)
요즘 페이스북은 어딘지 모르게 낡은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종종 훌륭한 장문을 만날 수 있어서 여전히 애용하는 SNS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천현우 역시 페이스북에서 만난 좋은 저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의 글은 글 자체도 무척 훌륭하지만 현장 노동자만의 경험이 살아있는 것 같아서 매번 눈여겨 보게 됩니다.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냉큼 골라들었습니다.

📚 우리나라 시골에는 누가 살까 (이꽃맘, 삶창, 2022.)
위의 책이 공업노동자의 글이라면 이 책은 농업노동자의 글입니다. 전투적인 학생활동가였다가 노동운동가를 거쳐 지금은 강원도 원주에서 농업노동자로 가족과 함께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이의 글입니다. 탕수육과 개인적인 인연이 적지 않기도 합니다만 오히려 그래서 진중한 이야기는 잘 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냥 하루종일 노닥거리다가 웃고 낄낄대기나 하고 ㅎㅎㅎ) 존중하는 선배의 진솔한 글을 듣고 싶어지네요. 내돈내산입니다.(강조!)

📚 표구의 사회사 (김경연.이기웅.김미나, 연립서가, 2022.)
📚 나의 일본미술 순례 1 (서경식, 연립서가, 2022.)
📚 서용선 2008-2011 (서용선.백민석, 연립서가, 2022.)
탕수육이 유독 약한 분야가 예술 분야인데요... ('파친코' 이야기할 때 대략 감이 오시지 않았습니까??) 틈틈이 미술 공부도 좀 해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더군다나 서경식이라니! 표구의 '사회사'라니! 저에게 많은 것을 남길 것이 틀림없는 책이라는 느낌이 옵니다.

📚 교양인을 위한 역사학 교실 (윤진석, 이른비, 2022.)
탕수육은 종종 강의를 나가는데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주로 나가는 편입니다. (대학 강의 경험 0...) 그런 자리에서 탕수육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역사학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합니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이야기야 스마트폰으로 더 잘 찾을 수 있는데요, 뭘...) 탕수육은 역사공부가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하기에 우리 같은 사회인에게 진짜 필요한 역사 이야기도 그런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탕수육은 늘 역사학의 방법론이나 철학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종종 보았던 저자의 내공이라면 이런 저에게 오아시스가 되어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출생을 넘어서 (황경문, 너머북스, 2022.)
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할 일이 조만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네, 맞습니다. 이건 예고입니다.)

📚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서울리뷰, 2022.)
제가 이 잡지 좋아하는 것 다들 아시죠? (찡긋.) 특히 이번 호에는 제가 기대하던 서평이 있어서 더 기다렸습니다. 살짝 훑어봤는데 역시 흥미진진... ^^ 이 책과 추석연휴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역사책읽는집 북
문학동네
우리나라시골에는누가살까 삶창
표구의사회사 나의일본미술순례 서용선20082011 연립서가
교양인을위한역사학교실 이른비
출생을넘어서 너머북스
서울리뷰오브북스7호 서울리뷰

해가 반짝하는 토요일 낮, 새 책 들어왔어요. 🌞

사랑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이병률시인 의 따뜻한 축사 그리고행복하다는소식을들었습니다 의 동네서점에디션 입고되었어요.

지방x청년x용접 노동자의 뜨거운 쇠, 글, 삶. 커버에 매료되는

아무튼연필 김지승 작가가 여성, 글쓰기, 엄마, 몸과 질병, 나이듦, 소수자성에 대해 밀도 높은 문장으로 써내려간 짐승일기 저자 친필 사인본 ✍🏼

그 외에도 그동안 판매되었던
소란
다름아닌사랑과자유
H마트에서울다
밝은밤
1차원이되고싶어
새의선물
재입고 되었습니다. ✨

설희책방

📚
대선 이전부터 갑작스럽게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이대남.
마치 청년들을 모두 대변하는 단어인 듯 사용하며 정치권은 이대남의 표심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갈라치기를 하고 실제로 크게 효과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대남의 이미지는 어땠을까?

열심히 공부해서 비싼 학비 내며 수도권 내 대학을 다니고, 그러나 취업의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 이생망을 외치는...
연애도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지만 내 집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높은 집값을 원망하는 젊은 남자들.
만약 우리가 떠올리는 이대남의 이미지가, 대한민국 청년 모습이 그러했다면 이 책 '쇳밥일지'를 꼭 읽어봐야 한다.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청년도 아니고, 그 숫자가 적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이대남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학생들은 자신이 앞으로 이렇게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자식이 이렇게 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현재를 떠받치고 있는 청년보다는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들만 보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서른을 넘은 저자는 열심히 살지 않아서, 공부가 하기 싫어서 힘들게 살아온 게 아니다.
대학을 가고 싶어도 학비가 없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최저시급을 벗어날 수 없고,
대기업이든 하청업체든 못 배운 공고 출신, 전문대 출신을 부품 취급한다.
법이 있으나 법을 지키는 사람도 없고, 법을 주장할 수도 없다.
낮은 시급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잘해보려는 의지를 꺾는다.
체념이 이 된다.
정말 죽을 만큼 열심히 살아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이대남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소설 같은 저자의 삶에 등장하는 희망의 포인트에 눈길이 갔다.
기술과 함께 정치를 공부하라는 포터 아저씨의 조언.
책과 도서관으로 이끌어준 한때 설레었던 여자.
200만 원 받아 140만 원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빚을 탕감해 주었던 아주머니.
친부모에게 학대받던 아이의 진짜 엄마가 되어준 심여사.
도저히 짬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글을 썼던 습관.

​우연처럼 그가 쓴 일기가 알려지고 칼럼과 방송 출연 등의 기회가 찾아왔다.
물론 그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정치를 공부하고 기술을 배우고 주변을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기며 사람으로서 도리를 지키려 했던 그의 태도가 오늘로 이끌었으리라 본다.

전태일 평전이 옛날이야기 같아서 실감 나지 않는다면 이 책을 통해 오늘날의 청년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 청년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도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천현우 이대남 지금우리청년은 지금우리노동계는 우리아이들은대부분노동자가된다는걸기억하세요 엄마독서 엄마도읽자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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